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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감상(唐詩欣賞)】 백거이: 자해(自解)

글/ 문사격(文思格)

【정견망】

자해(自解)

房傳往世爲禪客 王道前生應畫師
我亦定中觀宿命 多生債負是歌詩
不然何故狂吟詠 病後多於未病時

【작가 소개】

백거이(白居易 772-846)는 자가 낙천(樂天)으로 성당(盛唐)의 뒤를 이은 유명한 대시인이다. 그의 시는 시어가 통속적이고 쉬우면서도 유창해서 소위 원백체(元白體 역주: 성당 이후 원진과 백거이가 사용한 시의 문체)라 불리는 독자적인 풍격을 형성했다.

【해석】

방관(房琯)은 왕세(往世 바로 직전의 전생)에 참선하던 화상이었다 전하고
왕유(王維)는 자칭 전생에 당연히 화사였을 거라 말하네.

나 역시 선정에 들어가 숙명을 보니
여러 생에 걸쳐 시가(詩歌)의 빚을 졌구나.

그게 아니면 왜 미친 듯이 읊조림이
병 든 후에 병에 걸리기 전보다 더 심해졌겠는가?

【자구해석】

이 작품은 백거이가 68세 되던 해 중풍에 걸려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침상에 누웠을 때 쓴 15수의 시 중 하나다. 전당시(全唐詩) 458권에 나온다.

방(方)은 당나라 현종과 숙종 시기 재상을 지냈고 사후에 태위로 추증된 방관을 말한다.

왕(王)은 당나라의 대시인 왕유를 가리킨다.

화사(畫師)는 직업적인 화가를 말한다.

정(定)은 선정에서 입정에 들어간 것이다.

숙명(宿命)은 이전의 여러 가지 전생을 말한다.

채부(債負)는 업력윤보 과정에 사람이 마땅히 갚아야 할 빚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업력으로 인해 지은 업의 인연을 가리킨다.

음영(吟詠)은 원래 시가를 읊거나 노래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시가 창작을 가리킨다.

【언외의 뜻】

백거이가 처음 중풍에 걸려 누웠을 때 ‘송화주(松花酒)’를 마시고 무릎이 시릴 때면 ‘계포구(桂布裘 두터운 솜을 넣어 만든 따뜻한 옷)’를 사용해 국부의 혈액순환을 도왔다. 또 수시로 침구(鍼灸) 중 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는 진정한 불가(佛家) 수도인이라 만병(萬病)의 원인이 모두 업(業)에 의해 일어난 것임을 알았고 이번에 반신불수가 된 것은 자신이 “종전에 너무 자유분방하게 놀았기(從前爛漫遊)”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기왕 업력에 의해 초래된 병이라면 의약(醫藥)치료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백거이는 침구치료 등 기존의 모든 치료법을 중단하고 더 이상 의원을 부르지 않았다. “몸이 의왕이요 마음이 약(身作醫王心是藥)”이니 마음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몸을 치료하고자 했다. 법리가 통하자 마음속에서 근심과 걱정이 사라졌다.(樂天知命了無憂)

동시에 걸음걸이가 불편해 밖으로 다니기 힘들어지자 가부좌와 내관(內觀) 등을 많이 해 수련의 힘으로 병업을 없애려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와병 중에 자신이 과거 놀러다닐 때 타던 낙마(駱馬 검은 갈기를 지닌 백마)를 팔아버려 앞으로 더는 유람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드러냈다. 또 다년간 자신을 돌봐왔던 어린 두 첩도 자유롭게 돌려보냈다. 이것은 분명 뼈를 깎는듯한 고통이 수반된 버림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필연적으로 적지 않은 덕(德)을 쌓게 했다. 말하자면 좀 이상한데 고령의 중풍환자가 모든 치료를 중단했음에도 다시 하지의 기능이 회복된 것이다.

아마도 이렇게 병에 걸려 마음을 끊고 좌선(坐禪)했기 때문에 숙명통이란 공능이 나타났을 것이다. 또 방관과 왕유의 전생 이야기를 떠올려 시험 삼아 자신의 여러 차례 전생을 돌아보니 뜻밖에도 자신이 시가(詩歌)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게 된 숨은 원인이 여러 생에 걸쳐 시가와 인연을 쌓아왔기 때문임을 보게 된다.

(English Translation: http://www.pureinsight.org/node/3476)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4251